경험이 많은 낚시꾼이라면 고기를 낚기 위해 낚시바늘에 어떤 먹이를 끼워야 할 지 잘 안다.

아니 경험이 많지 않더라도 고기를 잡으려면 고기들이 즐기는 먹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 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런데 우리들 대부분은 어리석게도 인생이라는 커다란 낚시터에서는 이런 상식을 적용하지 않는다.

인생의 의미, 혹은 삶의 목적이라는 거대한 고기를 낚을 욕심은 있으면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먹이만을 낚시바늘에 끼우기를 고집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들 대부분은 자기 중심적이고 자기본위적인 삶만을 고집하며 산다.

그래서 언제나 우리들의 바구니는 텅 비어 있고 후회스러운 삶만을 마주 대하면서 살고 있다.

월척은 고사하고 잔챙이도 낚지 못하고 우울한 얼굴로 수 많은 시간을 허비해 왔다.

우리는 지렁이는 더럽다고 외면하고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을 바늘에 끼워 드리우고 대어를 낚겠다고 기다리는
어리석은 낚시꾼들이었다.

우리는 손님이 즐겨 찿는 물건보다는 자신의 기호에 맞춰 물건을 구비하고도 돈을 벌어 보겠노라고 욕심을 내던 어리석은 장사꾼이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손해가 되는 일은 참지 못하면서도 희생을 하겠다고, 봉사를 하고 있노라고 떠벌리던 위선자들이다.

이제 생각해 본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삶의 소득을 얻으려면 자신에게서 타인으로 관심을 돌리는 그런 몸가짐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웃에게 관심과 배려를 할 줄 아는 따스한 마음을 품어야 한다.

자기본위의 삶을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사람을 위한 삶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삶의 지혜이고 행복의 열쇄이다.

손님이 원하는 물건을 구비한 상인이 돈을 벌듯이 결국은 타인을 위하는 사람이 삶의 기쁨과 삶의 가치를 온전히 깨달을 수 있는 것이기에 말이다.

하루를 마무림하며 스쳐 지나간 사람들을 생각한다.

좀 더 잘해 주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모두 내 어리석은 탓이다.

빈 바구니를 옆에 두고 오늘을 마무리한다.

내일을 바구니에 담아 놓는다.
오늘 하루 많은 이들의 얼굴을 떠 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