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교통 중심도시 익산의 관문인 KTX익산역 일원 구도심에 새로운 바람이 불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익산역을 중심으로 한 중앙동 일원은 과거 수많은 사람이 쉴 새 없이 오가는 지역 최대 번화가였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상권이 쇠퇴하고 유동인구가 줄어들며 구도심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익산역 주변 구도심에 특색 있는 공간 및 미식가들의 구미를 당기는 맛집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화려했던 시내 중심가의 기억을 되살리며 재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익산역 주변 골목을 거닐어보자. 

▲금종제과 및 보글하우스: 새로운 명소의 탄생

최근 개장한 ‘금종제과’는 고소한 빵 냄새와 함께 매장을 가득 채운 손님으로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매장에서는 시시각각 빵이 나오는데, 원하는 빵을 구매하기 위해 매대 앞에서 빈 집게를 들고 기다리는 손님들도 있다.

익산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금종제과는 익산 역세권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기차역 테마의 베이커리 카페이다. 이 곳은 낡은 은행 건물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금종제과는 익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공간으로 방문객들에게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철로와 열차, 기차역 대합실을 주제로 꾸며진 고풍스러운 내부, 상상력이 깃들어 더욱 독창적인 각종 메뉴는 젊은 세대부터 노년층까지 폭 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옛 정취를 느끼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를 함께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선한 제철 과일을 듬뿍 올려 부드러운 크림과 과일이 조화를 이룬 ‘와르르 보름 케이크(딸기·귤)’ 등 대표 디저트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익산을 대표하는 향토기업 하림과 삼양라면이 손을 잡고 탄생시킨 복합문화공간 ‘보글하우스’는 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보글하우스’는 식문화를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및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방문객들은 라면에 들어가는 식재료, 라면 끓는 소리, 라면의 역사 등 오감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라면에 탕수육은 못 참지” vs “당일 도축 신선한 닭고기 먹어볼까”

보글하우스에서 현대적인 감성의 라면을 경험했다면, 이번엔 노포 감성의 라면을 경험할 차례다. 익산 중앙시장에 들어서면 라면과 탕수육을 함께 판매하는 작은 가게들이 있다. 

구름 같은 계란이 듬뿍 든 기본 라면, 해산물이 든 짬뽕라면, 치즈라면 등 취향껏 골라 먹을 수 있다.

분식집 입구에는 하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탕수육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고소한 기름 냄새와 바삭바삭 튀겨내는 소리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가게 안은 비좁지만 주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오는 라면과 탕수육을 먹기에는 충분하다.

익산시와 하림이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치킨로드 프로젝트’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는 지역 특색을 살린 맛집을 활용해 구도심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치킨로드’를 기획했다.   

익산역 인근에 위치한 닭구이 전문점 ‘계화림(치킨로드 1호점)’은 그날그날 하림 닭 공장에서 제공받은 신선한 닭을 재료로 한다. 

계화림은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닭고기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도록 파격적인 할인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계화림으로부터 닭요리 비법 및 운영전략을 전수 받은 치킨로드 2호점 ‘연품닭’이 손님을 맞고 있다. 시는 올해 치킨로드 프로젝트 매장을 추가로 개장할 예정이다.

▲시민역사기록관·근대역사관: 발자취가 담긴 공간

 

‘익산시민역사기록관’은 지역 문화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기록관은 1930년대 지어진 옛 익옥수리조합 건물을 보수해 조성됐으며, 시민들이 기증한 9천여 점의 기록물을 전시하고 있다.

1층은 상설전시실 및 보이는 기록 수장고, 기증자 명예의 전당이, 2층은 교육관련 기록물을 주제로 한 기획전시실 및 교육·체험공간이 조성돼 있다. 

3층 지붕층은 1930년대 건축물의 흔적을 간직한 목조 트러스 구조로 보존돼 있어 역사적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익산근대역사관’은 100여 년 전 근대 역사 및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공간이다. 역사관은 1922년 독립운동가이자 의사였던 김병수 선생이 개원한 삼산의원을 모태로 하고 있다.

‘익산 구 삼산의원’을 이전 복원한 역사관은 아치형 포치 및 코니스 장식 등 근대 초기 건축양식의 특징을 잘 지니고 있다. 

방문객들은 전시물을 통해 아픈 과거와 근대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의미를 되새기며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사실 익산역 주변 구도심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몇몇 새로운 명소 때문만은 아니다. 과거와 현재가 오묘하게 어우러진 문화가 만들어낸 특유의 분위기가 시민과 관광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상인 및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역시 구도심 활성화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구도심의 변화가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어 지역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관광 콘텐츠 개발 및 지역 특성을 살린 문화공간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익산중앙뉴스=강영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