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경철 익산시장이 1심 재판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은 가운데 항소심에서 국내 최대 로펌을 선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박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원신)는 지난 달 30일 박 시장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무죄 선고를 확신했던 박 시장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정치적 위기로 내몰리게 된 것.
 
이에 박 시장은 재판 직후 가족 및 참모진들과의 회의 끝에 국내 유명 로펌인 K 법무법인을 선임, 항소심에서 무죄를 다툴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시장 측은 K 법무법인 측과 이미 접촉을 했으며, 이번 주 중으로 항소장 제출과 함께 해당 로펌을 변호인으로 선임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 법무법인은 이한수 전 시장과 전정희 국회의원이 선거법 재판 당시 1심부터 상급심까지 잇따라 선임해 지역사회에서 널리 알려진 로펌이다.

박 시장은 항소심에서는 보다 치열한 법리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판단, K 법무법인의 법적 조력을 받는다는 전략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역 법조계는 “K 로펌은 힘들게 보였던 이한수, 전정희를 살려내면서, 지역에서 크게 유명세를 타고 있다”며 “2심이 싱겁게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흥미진진한 법정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박 시장이 낙마 위기에 처하면서 재보선을 노리는 입지자들의 움직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지역에는 7∼8명의 입지자들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 중 이한수 전 시장과 정헌율 전 전북도 행정부지사가 빅2로 꼽히고 있다.

이 전 시장은 낙선 이후 농업 관련 사업에 투신 국내와 해외를 오가고 있지만, 지역정가는 재보선이 현실화될 경우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특히 이 전 시장 주변에는 이원일 씨를 비롯해 장인식 전 선대본부장, 이인우 보좌관, 이관구·오상식 씨 등 정치권 맹장들이 대오를 형성, 일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경선 탈락의 아픔을 맛 본 정 전 부지사는 일찌감치 정치 행보에 나서고 있다.

정 전 부지사는 SNS 등을 통해 자신의 근황을 알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KTX익산역사 범시민대책위원회(가칭)’ 구성 추진 등 세규합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 전 부지사 진영은 김장수 씨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한때 한병도 전 국회의원과 이한수 전 시장의 최 측근으로 법적 고초를 겪은 바 있는 A 씨도 정 전 부지사에 상당히 우호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 전 부지사와 이 전 시장은 선거판의 대표적 앙숙”이라며 “향후 양 진영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물고 뜯는 이전투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익산중앙뉴스=문성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