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익산역 주변 구도심은 이리역 폭발 사고 후 대대적으로 정비되면서, 새롭게 많은 가게와 시장이 생겨 크게 번영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흥망성쇠가 있는 법. 1990년대 이후 익산의 중심이 영등동 일대로 옮겨가면서, 화려했던 옛 모습도 서서히 사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익산시는 쇠퇴해가는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특화거리 정비 사업에 발 벗고 나섰다.
 
복잡한 양방통행을 일방통행으로 전환해 교통 혼잡을 줄이고, 인도를 정비했다. 또한 각종 편의 시설 및 휴식공간을 마련했다.

무엇보다도 구도심 중앙·매일시장에 아케이드를 설치, 현대화 시장이 조성됐다. 특히 ‘영정통’이라 불리는 일명 문화예술의 거리도 조성돼, 옛 영화를 기억하는 7080세대에게 뜨거운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명소로 재탄생 했다.

영정통의 ‘영정(榮町)’은 일제 강점기 이곳에서 가장 번화했다 하여 지어진 명칭으로, 익산면 시절 익산면사무소도 이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한때 침체돼 사람들의 왕래가 뜸해지며 잊혀져가던 거리였지만, 지금은 소규모 공연장과 카페, 화실, 공방, 갤러리 등 문화 예술 시설들이 하나하나 들어서 다시금 활기가 넘치고 있다.

영정통 거리 곳곳에는 익산 문화재단에서 선정한 미술작가들의 가로등, 조형작품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조형물들은 기존의 오래된 건물의 간판과, 새롭게 입주한 화실, 공방과 어우러져, 초월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주인이 떠난 불 꺼진 가게가 화실과 공방으로 탈바꿈 돼, 시민들에게 신선한 문화예술의 향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각 공방과 화실에서는 천연염색, 목공예, 인물화, 칠보공예 등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고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는 물론 체험 및 수강까지 가능하다.

한 작가는 “공방을 운영하는 이유는 작업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교감하고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며 “내 작품을 아끼는 대중을 가르치고 대화하다보면 깨닫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문화예술의 거리 작가들은 대부분 상업적 목적보다 문화예술을 대중과 향유하고 교감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1970년대 영화는 흔적으로만 남았지만, 다른 모습으로 옛날의 영화를 간직하고 있는 영정통.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는 통영 동피랑마을, 부산 감천문화마을 같은 문화예술의 명소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익산중앙뉴스=문성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