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 혹은 괴로워하고  혹은 기뻐하며 고락을 경험하고 심신을 연마한 후 행복을 얻어야만 그 행복은 장구하다. " " 의심도 하고 믿기도 하며 생각을 한 후에 얻어진 지식이라야만 그 것은 비로소 진정한 것이 된다. "
 
우리는 어느곳이나 고루 비추어 주는 햇볕의 혜택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햇볕의 고마움을 별로 느끼지도 못하고 그 필요성도 실감하지 못합니다. 그 까닭은 늘 우리에게 풍족한 혜택을 주기 때문입니다.

물, 공기 햇빛 같은 것은 언제 어디서나 거저 주어지는 것이기에 그 고마움이나소중함을 느끼지도 깨닫지도 못합니다. 보석은 귀하기에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생각해 봅니다.

흔하지만 참으로 소중하고 참된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그 가운데는 무심해서는 안되는 사람과의 관계를.생각하면 부끄럽고 가슴을 치는 후회가  이렇게 많은데모르는 척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귀하기에 소중한 것이 아니라 소중하기에 귀하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렵니다.
 
우리는 무지개를 잡으려 온 세상을 두루편력했다는 얘기를 압니다.
그리고 자기의 소망을 걸고 한장의 복권에다 마음을 두는 사람들의 마음도 압니다. 그러나 행복한 삶은  마음에 있는 것이지 재물이나 명예, 지위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땀과 피가 얼룩지지않고 얻은 행복은 행복이 아닙니다. 행복은 진열장 안에 전시된 물건처럼 화려하고 큰 것도 아닙니다. 밀레의 만종처럼 사랑과 신앙과 노동이 있는 그런 소시민적인 그러면서도  진실로 소박한  그런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 마음에 품은 보물 중에 정처럼 귀한 것도 없을 것입니다. 아마도 이 세상에는 인정이 없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삭막하고 메마르며 더없이 인색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를수록 각박한 인심은 도를 더 하고 우리 마음도 삭막해져 갑니다. 이것은 나 아니면 모두가 타인이라는 그런 타인인식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밤거리의 고층빌딩 사이로 마치 집을 잃은 강아지처럼 헤매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인심이 수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짐승의 마음 같다면 하루인들 살 수 있겠습니까? 하긴 세상에는 그런 사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요즈음 우리들 주변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접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납니다. 이 세상에는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좋지 않은 짓을 하는 사람보다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생각이 메말라지고 마음이 인색해 진다는 것은 너무나 큰 슬픔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아무도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은 비극입니다.
 
우리는 이 단절의 슬픔에 가슴을 치면서 이 짧은 인생을 살 수는 없는 것이기에 더욱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정, 그 순수한 사랑으로 삶을 영위하면서 우리의 생명과 존재의 가치를 실감하고 살아야 합니다. 생각합니다. 나를 생각합니다. 이렇게 까만 밤에 스스로도 낮선 내 모습을 보면서 정에 목마른 인간을 생각합니다. 정에 겨워 살 수는 없는 것이겠습니까. 정을 나눌 사람을 만나기는 하겠습니까? 눈 앞에 떠오르는 이들을 생각하며 "사랑합니다" 라고 뇌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