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명예롭게 살기를 원한다.

 명예란 바로 사회나 국가로부터 인정을 받고 그 이름을 높여 칭송을 받는 것이며 사람은 본성적으로 이러한 칭호나 칭송을 사랑한다. 더구나 우리의 전통 윤리는 명예를 목숨보다도 더 귀중한 것으로 가르쳐 왔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치욕을 받기보다는 깨끗한 죽음을 택했고, 오명을 벗기 위하여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

 그런데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은 어쩌면 명예보다는 체면을 더 소중히 여기는듯 싶다. 아니 체면 유지를 위한 삶을 명예로운 삶과 혼돈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체면 유지의 삶이 자기고수에 급급한 소극적인 삶의 방식인 반면 명예로운 삶은 적극적인 삶이며 능동적인 행위의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은 이해타산을 따져가며 체면을 고수하려는 사람과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명예욕에 노예가 되어서 화려한 체면만을 사랑하는 사람이 현명한 것은 아니다. 이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람은 허영심이 많은 사람에 불과 하다. 진정한 명예는 미덕의 보상이며 사명감을 가진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이나 불의와의 투쟁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즉 내적으로 형성된 좋은 인품이 외적인 사회에서 좋은 반응을 얻를 때 우리는 그것을 명예롭다고 하는 것이다. 이해득실을 지나치게 계산하며 물질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명예마저도 버리는 오늘의 세태속에서 명예롭게 살겠다고 정직을 고수하는 사람은 어쩌면 어리석은 사람으로 취급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명예가 존중되지 않는 사회는 결코 질서나 정의, 공정이나 성실이 기대될 수는 없다. 진정한 명예란 언제나 진실이 그 바탕이며 인간의 위대함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명예를 쓰레기처럼 버리는 한줌의 사람들을 보며 자신에게 하는듯 그렇게 뇌어보았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