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비상한 시국을 맞이하여 그 이유를 생각한다. 여러 갈래로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겠지만 보직을 맡은 분들이 그 자리에 합당한 일 처리를 하지 못한 것을 들 수 있다. 청와대를 둘러싼 수 많은 참모들이 자기의 진정한 임무를 포기하고 대가로 사익을 챙기기에 급급하였다. 이를 견제할 언론도 자기 임무를 방기하였다. 사정기관도 마찬가지다.

이미 몇 해 전부터 이와 관련한 사건을 인지하고 수사를 해놓고도 문제를 엄폐하고 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하였다. 사회의 건전한 비판 세력이 되어야 할 임무를 맡은 세력들이 자기 집단의 사익을 앞세워 불의한 세력과 동업자의 관계가 된 것이다.

그러니 작금의 사태를 맞이한 것이 당연한 일이다. 문제를 바로 잡을 기회를 놓친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라도 썩은 부분을 과감하게 도려내는 작업에 매진하길 바란다. 그 동안 구실을 하지 못하였던 사정기관부터 발분하여 자신의 존재이유를 증명하고 언론은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하여 사회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국민들이 그 내막을 소상히 알 수 있는 보도만 하길 바란다.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한다. 이 어둠의 시대에 언론이 한 줄기 광명의 역할을 하길 충심으로 바란다.

사소한 일이지만 경험을 통하지 않고는 배우기 어렵다. 생각한대로 실제가 척척 진행된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실수를 경험한 순간에는 나의 어리석음을 자책하고 스스로에게 화를 낸다. 바로 마음을 다잡고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능력일 것이다.

누구나 실수하고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 후에도 실수를 아무 생각없이 반복하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실수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거기서 교훈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람의 생각이 묘하다. 자기가 상대에게 준 것이 두 가지다. 좋은 것을 준 것도 있고 나쁜 것을 준 것도 있다. 그러나 내가 좋은 것을 준 것만 기억한다. 또한 내가 상대에게 받은 것도 두 가지다. 좋은 것을 받기도 하고 나쁜 것을 받기도 한다. 이것도 항상 나쁜 것을 받은 것만 기억한다.

그러니 관계에서 반드시 충돌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충돌의 과정에서 서로에게 준 것은 나쁜 것만 기억하고 받은 것은 좋은 것만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럼 어느 관계에서나 충돌이 쉽게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을 이와 늘 반대로 가니 관계는 깨어지기 쉽다. 갈 길이 멀다.

시절이 어지럽게 돌아가니 생활의 중심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 어렵고 불안한 마음으로 TV속을 들랑날랑 하는 것을 무한 반복한다. 충격적인 소식이 폭로되지 않을까 염려한다. 이 나라에 더 이상의 혼란이 없이 평화롭고 점진적인 발전을 바라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동일할 것이다.

조변석개하는 상황일수록 우리는 담담하게 자기 할 일을 하면 좋겠다. 마치 조그마한 물방울이 모여서 거대한 대양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개개인의 행동이 하나하나 모여서 누구나 원하는 변화를 이루어 낼 것이다. 내게 주어진 일에 집중하여 자기 분량을 충실히 소화하고 그 과정에 만족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