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유권자는 국민의 위임을 받은 대의사들인 정치인들이 일을 잘하는지. 이들을 선거에서 다시 뽑아야 하는지 새로운 심부름꾼을 선출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의 근거를 대부분 언론을 통하여 얻는다.

이와 같이 한국의 정치와 지방자치는 정치행위자인 정치인들과 정치의 최초 생산자이면서도 최종 소비자인 유권자 사이에 언론을 통하여 중개 되는 것이다.

특히 지역주민은 지방선거에 대한 정보를 대부분 지역신문을 통하여 얻게 된다. 지역 신문은 정치와 행정. 선거와 관련한 지역사회 여론형성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지역사회 여론은 지방선거에 출마한 정치인. 입후보자들에게 영향을 주고 이 결과는 다시 지역 신문과 지방자치 행정에 영향을 준다.

지역 언론. 특히 지역신문이 하기 나름에 따라 지방자치를 살리는 긍정적 역할을 하는 지역 신문사의 경우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뒤처지게 하는 부정적 역할을 하는 지역 신문사 또한 있다.

지역 언론은 선거와 관련하여 불법. 타락선거를 방지하여 공정선거. 정책선거로 유도하고 주민. 유권자의 정치참여. 선거참여를 앞장서 이끌어내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지역 신문에 부여된 시대적 역할을 다 하려면 우선 신문보도의 공정성이 요구된다.

어느 한 후보의 치적이나 관련기사로 신문지면을 도배하는 보도형태로는 공정성을 말할 수 없다.

특히 그 후보가 현직 자치단체장일 경우 자치단체 행정부서의 광고성 보도 자료를 가감 없이 매일 매주 전면 광고처럼 실어주는 행태는 편파왜곡 불공정 보도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지방자치를 살리고자 하는 지역 언론이라면 각 후보별 보도기사의 양과 기사의 성격에 형평의 원칙을 적용하고 현직의 이익을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후보자의 무책임한 일방적 자기선전과 주장이 아닌 후보자들의 공식적인 정책 공약을 유권자에게 자세히 널리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

지역 언론은 후보자의 “정책공약의 구체성. 측정. 검증 가능성. 달성 가능성. 관련분야. 지역과 연관된 타당성. 추진일정 명시” 등을 자세히 분석 평가하여 지역 주민 유권자에게 공개하는 일을 해야 한다.

또한 유권자 스스로 후보자의 정책공약을 판단할 수 있도록 정책공약이 “지속 가능한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지? 지방자치단체의 특성에 부합하는지? 공약이행과 관련한 책임 있는 후속조치가 가능한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분석 평가를 위한 정보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선거에서 관련 시민단체와 선거관리 위원회. 각 정당에서 정당의 정강정책. 후보자의 정책 공약을 “매니페스토(유권자와의 계약. 공약의 목표와 이행가능성. 예산확보의 근거. 달성 가능 시간 등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약 의 제시)”에 근거하여 작성. 유권자에게 제시하고 시민단체와 언론기관이 “매니페스토”에 비추어 분석. 평가하여 유권자에게 후보자의 선택기준으로 공개할 것이다.

그러나 각 정당의 정강정책과 광역 자치단체. 주요 기초 자치단체 후보 외에 전국 기초자치단체 모두 이러한 형식의 정책공약 분석평가는 어려울 것 같다.
이러한 이유로 기초 자치단체 지역 신문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세 번째는 지방선거는 정당과 후보자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지만 더욱 중요한 당사자는 바로 지역주민 유권자이다. 정당도 자주 바뀌고 후보자 또한. 지역사회와 계속 함께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주민은 지역사회의 번영이나 쇠퇴와 운명을 함께 한다. 정당이나 후보자가 아닌 지역주민 유권자가 진정한 지역사회의 주인이다. 지역 신문이 지역주민 유권자의 일반적 여론을 반영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한 이유에서 지역신문은 지방선거에서 지역주민 유권자의 참여를 앞장서 보장하고 의견 형성의 마당을 열어야 한다.
지역주민 유권자의 선거 참여는 단순히 투표하는 것만으로 완료되지 않는다.

각 정당의 정강정책. 후보자의 정책공약을 살피고 이를 분석 평가하고 판단하는 일이 바로 주민 유권자의 의무이며 권리다.

또한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과거와 현재의 정치. 사회적 행정적 행적과 역량. 입장. 현재의 입장과 정책공약의 일치성. 청렴성. 도덕성 여부를 따져 보아야 한다.

나아가 후보자로부터 일방적으로 주어진 정책공약을 선택만 할 것이 아니라 주민 유권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역사회의 문제와 해결방안. 지역사회가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을 정당과 후보자에게 제시해야 한다.

주민유권자의 입장이 이렇게 바뀜으로써 일방적인 정치소비자에서 지역사회 정치 생산자로 위치가 격상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일에 지역신문이 나서서 개별적 주민 유권자의 의사를 수렴. 집약하여 기사로써 정당과 후보자에게 전달하고 그들의 입장과 의사를 다시 지역사회 주민 유권자에게 기사로써 전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참여민주주의와 생활정치가 자리 잡게 된다.
지역신문의 역할은 올바른 지방선거를 통하여 참여민주주의와 생활정치가 뿌리내리게 하고 지역주민이 지역사회 공동체의 주인이 되도록 돕는 일이다.

지역신문이 그러한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선거보도에 양 시 양비론을 반복 주장하거나 극단적 정치 혐오증을 유발하는데 앞장서지 않아야 한다.

지역신문이 기사와 논평으로 전체 정치인과 선거를 혐오하고 불신하게 하는 일은 선의의 유권자를 기권하게 하는 등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지역정치인. 출마후보자와 유착한 유권자의 표의 가치를 크게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지방자치 발전을 멀어지게 하는 일이 된다.
 
정당이나 후보자로부터 중립적인 유권자. 지역사회의 미래와 지역주민의 삶을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는 유권자의 투표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선거와 관련한 보도는 매우 신중하고 공정해야 한다.
 
헌법 제1조 제1항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규정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민이 정치혐오. 냉소주의로 정치현실을 외면하고 투표 등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민주 공화국은 지속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지방자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지역사회와 주민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 바로 지방선거다.

지역신문은 지역민의 정치 혐오. 냉소주의. 정치 불신의 벽을 걷어내고 올바른 선거보도를 통하여 지역주민이 지역사회의 진정한 주인 됨을 일깨워야 한다.

지역신문이 이러한 역할을 스스로 맡을 때 지역사회는 발전하고 지역주민은 지역신문을 신뢰하고 지역사회를 앞장서 이끌어가는 리더의 역할을 맡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