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이 천연의 색상으로 물들어 가는 시기라고 한다. 푸른 하늘빛에 둘러싸인 강변의 흐름이 속삭이듯 변화를 향해 술렁이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마치 화가의 손길처럼 변화하는 풍경을 우리 마음속에 보여주는 시기가 요즈음 인거 같다. 그래서인지 국화꽃 향연이 벌어진다는 소식도, 단풍이 번져가는 산과 들이 계절의 색상으로 개성을 드러내는 모습도 반가움을 안겨 주기도 하는 시기 인거 같다.

또한, 이러한 자연의 흐름을 따르고 있는 것인지, 변화하고 있는 것은 자연만의 몫은 아닌 거 같다. 우리는 어느새 디지털 혁명이라는 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물줄기를 따라 변화 속의 중심에 있다. 더욱이, 신자유주의라는 새로운 사회의 패러다임 속에서 국경을 뛰어넘는 무한 경쟁의 시대를 체험하고 있으니 약육강식(弱肉强食)이라는 정글 속의 모습이 더욱 가까이 다가온 듯하다.

그런데 나와 너라는 주체와 주체가 만남을 이루고 있는 사회 속에 있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우리 만남 속에 각자는 개성의 색깔도 다르고 자라온 환경도 다른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각자가 추구하는 바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강자와 약자 사이에서 무한 경쟁 속에서 만족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특히, 주어진 환경속에 만들어져 가는 파이의 크기가 무한정 커질 수 없다는 점은 더욱 쓸쓸하게 해주고 있는데도 말이다.

문득,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을 떠올려 본다. 혹자는 강변의 이쪽에 화려한 국화꽃 향연을 저 건너편 사람들은 못 볼 수도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조화로운 기쁨을 맛보고 싶다면, 나와 너라는 것에 불과하다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모두가 우리라는 입장에서 각자의 행복을 꽃피우기 위한 작은 단위 주체에서 큰 단위 주체로 모두의 만족을 가져올 수 있는 대책이 차가워진 날씨만큼 절실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