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지리하게 끌었던 전라감영 복원사업이 옛 전주기상대 건물의 활용방안을 놓고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겪으면서 또다시 지연될 조짐이다.

전북도는 당초 전주시 중앙동 옛 도청사(전라감영 복원사업 터) 입주단체 이전작업을 마무리 짓겠다며 전주기상대가 이사한 옛 건물을 개보수해 장애인 관련단체 11개 곳을 이전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주 노송동 주민들이 기상대로 인해 고도제한 등 수 년 동안 불편을 겪어왔다며 옛 기상대 건물을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달라고 도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어 또다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지역 주민들과 입주업체들이 상생할 수 있는 대안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전라감영(全羅監營) 복원사업은 옛 전북도청사 터에 조선시대를 복원하는 사업이다. 조선 초기 설치돼 1896년까지 관찰사가 거주하며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통할(統轄)하던 관청이었다.

이에 도와 시는 전통문화도시로서 전주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옛 도심 활성화를 위해 감영 복원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구 도청사 철거비 부담과 입주단체 이전을 놓고 전북도와 전주시가 맞서면서 지난 2005년 8월부터 9년간 제자리 걸음만 해왔다.

여기에다 복원 방향과 규모를 놓고도 수년째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도와 시가 팽팽한 줄다리기만 지속 했었다. 그러다 지난달 철거비용 19억원을 도와 전주시가 반반씩 부담하기로 하고, 건물에 입주한 단체들의 이전 문제도 장애인 관련 단체만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으로 마무리 지은 상태다.

도는 빠르면 이달부터 옛 도청사 철거작업과 함께 전라감영 복원사업을 본격화 할 전망이었다. 장애인 관련 단체 등 입주단체의 계약 기간을 2월까지 추가 연장해 전주시 남노송동의 전주기상대와 신축 기상대 인근 도유지를 교환하는 형식으로 대체 건물을 확보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의 문화시설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어, 협의 과정 속도에 따라 이전 문제가 상반기 내 매듭짓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도 관계자는 “전라감영 복원사업과 관련해서는 지역민들과 충분한 논의를 가질 예정”이라며 “장애인단체들의 이전 문제가 간신히 해결됐는데, 이런 일이 불거져 난감하다”고 말했다.
/전북중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