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노는 거 말고 인생에 뭔가 남을 만한 경험을 하고 싶었어요.” 얼마 전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한 ‘영화미담:영화를 좋아하는 미생들의 담론’팀은 평범한 익산시민들이다.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에서 ‘라디오 방송 제작 기초교육’을 수료한 뒤 자신들만의 채널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그들은 경쟁이 가장 치열한 팟캐스트 영화 카테고리에서 일간 순위 39위를 차지하며 구독자수를 늘려가고 있다.

이들은 청취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기 위해, 또 익명으로 자유롭게 활동하기 위해 별명을 팬더, 라쿤(박영인), 승냥이(하우람)로 정했다.

“사람들에게 편하게 다가가고 싶어서 동물 콘셉트로 별명을 정했어요. 이름을 걸고 방송하면 영화 평론가처럼 보일까봐 부담스럽기도 했고요.” 팬더는 “지인들이 팟캐스트를 많이 듣는 편이여서 나를 알리지 않고 방송하고 싶었어요”라며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는 ‘영화미담’팀에게 전주국제영화제 미니FM 참여를 제안했다. 영화제 기간 동안 운영 되는 채널로 보이는 라디오로 진행됐다.

“제안 받았을 때 너무 좋았어요. 리허설 때는 30분 진행하면 된다고 얘기 들었는데 라이브에 들어가니 갑자기 두 시간으로 늘어서 놀랐지만 긴장되는 것보다 설레는 게 더 컸어요.” 그들의 재치 있고 자연스러운 진행은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영화미담’팀은 팟캐스트 활동에서 가장 힘든 부분을 시간으로 꼽았다. 각자의 일과 생활도 있는 데다 거리도 멀어 모이는 날을 정하는 것부터 녹음, 편집까지 방송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

“방송을 오래 오래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중요한건 퀼리티가 아니라 우리가 서로 부담 없이 재밌게 하는 게 핵심이라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오늘도 녹음이 있었지만 취소하고 놀러 다녀왔어요” 이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말을 이었다.

“어려운 점이 없진 않지만 자신이 뭔가를 생산해 내는 즐거움과 그 기록물이 차근차근 쌓이는 걸 확인하는 희열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 덕분에 자존감도 높아진 것 같아요.” 

팟캐스트는 다른 미디어보다 기술적인 접근이 쉽고 친구들과의 수다가 방송으로 옮겨 온 듯 편안한 매력이 있어 일반인의 참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전국 다양한 지역에서 진행되는 마을 라디오 활동 역시 일반인 참여의 큰 동력이 되어 주고 있다.

익산공공영상미디어센터는 개관 때부터 시민들의 팟캐스트 활동을 위해 관련된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익산시민이 만드는 ‘재미in라디오’라는 채널을 운영, 시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홍진기 기자 hjgg200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