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기 칼럼]

                    사람의 感情 참 미묘 하다.

오늘아침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집에서 기르던 개가 수명을 다하고 오늘 내일 하는 상태라고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인간들 사이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순수한 감정의 교류를 동물과는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왜 인간사이에서는 이런 수준의 감정의 교류가 어려운 일일까? 서로를 너무 잘 알기도 하고 너무도 잘 모르기도 하여서 어려운 듯이 보인다. 상대방이 내게 준 어떤 것에 대한 반응으로 감정이 표출되는 것이다. 내게 반응이 일어나게 된 그 어떤 것을 나만의 관점으로 재해석한다.

마음 속에 오래도록 실타래보다 더 복잡하게 꼬인 감정의 앙금을 제거할 수 있다면 순수한 감정의 교류가 가능할 것이다.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廉恥라고 한다. 유교의 가르침에도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남을 비난할 때 심한 욕 중의 하나가 ‘염치를 모르는 놈’이란 말이다.

작금에 벌어지는 일을 보니 정말 염치를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 선인들께서 염치를 챙기라고 늘 강조한 것인가 보다. 근간에 다시 한 번 염치를 모르는 모습들을 자주 만난다. 일년의 사태들을 전혀 몰랐던 것처럼 코스프레를 하고 정의의 사도로 돌변한다. 단체의? 언저리에 오가면서 본인은 이에 얼마나 자유롭다고 생각하나?

역사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는 민족은 망한다고 한다. 이 시기를 틈타서 새로이 발호 하는 하이에나 무리가 도처에 창궐하는 중이다. 혼란의 시기에는 경거망동하지 말고 자중자애하라는 말이 강조되었다. 특정인이 이런 상황에 어떤 역할을 하고 안 하고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미 가진 것도 소용이 없고, 힘도 작용하지 않는 그런 무간 지옥에 빠져서 헤매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다. 면밀히 분석하고 그 대안을 마련하는 작업은 누가 하나?

“길이 아니면 가지 말아라!” 부모님께서 어릴 적에 자주 하시던 말씀이다. 그때는 말뜻을 몰랐다. 이제 조금 이해가 된다. 내게 적용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수준임을 절감하게 된다. 단체를 흔드는 근원에 자리한 사람이 문제이다. 만일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분이 길이 아닌 것을 알고 가지 않는다면 훗날 험한 꼴을 보지 않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왜 無道한 일에 빠져 들어가는 것일까? 타협의 기제가 쉽게 작동하여 이런 정도는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자기 합리화를 하는 것에서 비극이 시작될 것이다. 남의 이야기라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렇게 무도한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무도한 곳에서 내가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나를 알고 상대방을 아는 데 힘쓰는 것 외에는 별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