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돌아가는 것들을 보면 바람직해 보이지 않다. 어제 국무총리 후보자를 발표한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면 청와대 내부가 거의 진공상태라고 여겨진다. 조언을 하는 사람들도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인다. 누구의 아이디어로 그런 분을 후보자로 결정하게 되었는지 심히 염려스럽다. 지명된 분도 답이 없어 보인다. 불과 며칠 전에 신문 지상에 여야가 합의된 그런 총리를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지만, 본인 스스로 그런 주장을 폐기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지를 모아서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도 쉽지 않고 상당한 희생을 각오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미증유의 사태를 접한 지 거의 열흘이 되어도 나아갈 방향 하나도 타협하여 결정하지 못하는 정치권이다. 그렇게 자기 이권을 위해서 하이에나처럼 달려들던 존재들이 전부 허망한 주장만을 펼친다.

여야의 정치권과 사회원로를 망라한 각계 각층의 대표자로 수십 명 단위의 회의체를 결성하는 것이 일의 시작일 것이다. 일단 어떻게 대표자를 구성할 것인가를 논의하고 즉각 모든 구성원이 모여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면 될 것이다. 청와대는 이런 일에 그저 협조만 하고 가만히 있다가 조용히 물러날 때에 사표를 쓰고 나가면 될 것이다.

우리는 충분히 이런 사태를 헤쳐 나갈 능력이 있다. 이제는 정보의 비대칭에 의한 특정 집단의 이익 도모가 불가능한 시대이다. 그러니 모두 중지를 모아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때에만 내 개인의 이익도 극대화되는 것이다. 남에게 갈 것을 내가 홀로 차지하려는 구시대의 작태를 다 버려야 한다.

세상에는 정답이 없다. 그저 정답을 향하여 나가는 것 밖에 다른 것이 없음을 잘 알고 있지만 여전히 정답에 목매고 산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 교육이 늘 정답을 강조하고 오답을 무시하는 것만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니 늘 오답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정답만을 찾으려는 습관이 뿌리를 깊이 내렸다. 내가 오답을 내고 상대방이 정답을 내면 내 영역을 빼앗길 것 같은 두려움이 크다. 세상에는 때가 있어서 아무리 정답을 찾아도 필요한 때를 놓치면 의미를 상실한다. 지금이 그런 때가 아닌가 싶다.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각자 자기 정답만을 외치고 남의 답을 틀렸다고 떠들 때가 아니다. 모든 관련자들이 서로 머리를 마주하고 진심으로 자기의 생각과 방향을 모두 들어내어 대한민국호가 제대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같이 설정하길. 그 동안 쌓인 온갖 문제 덩어리들을 어떻게 청소해 나갈지 같이 고민하고 결정하길. 정답이 없으나 그 방향과 과정을 두려워하지 말고 밀고 나가길 바란다. 나가다 보면 바로 생각지도 못한 문제를 만나게 될 터인데 그때마다 과감하게 수정하고 진로를 잡아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표류하는 대한민국호를 보다 못한 어리석은 시민이 한 소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