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기 칼럼 ㅡ 聽聞會

어제 국회에서 진행된 재벌의 청문회가 많은 관심을 끌었다. 나도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서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장면을 주시하게 된다.

재벌의 총수들이 전부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비춘다. 다 말이 어눌하고 지능도 부족한 듯이 보이고 대체로 치매가 상당히 진행된 듯이 보여진다.

마치 정신병동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든다. 또한 하나마나한 질문에도 무조건 기억이 안 난다든지 잘 알지 못하였다는 식으로 면피성 발언만 한다.

질문을 하는 국회의원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정확히 문제를 찍어서 답을 유도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질문 자체가 공허하고 마치 선생님이 학생을 가르치는 모습으로 장광설을 늘어놓는다.

국회의원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가 아니다. 청문회는 오직 의원이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는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자들이 숨김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해야 하는데 이건 완전히 낙제점이다. 100점 만점에 10점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식이면 청문회를 할 이유가 없다. 그저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한 것은 이제 더 이상 필요치 않으니 존재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나라의 속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한심한 시스템에 구성원의 수준이 그 정도 밖에 되지 않음에도 이런 정도로 나라가 발전하였다는 것은 기적이다. 정계나 경제계의 지도자들은 수준 이하지만 국민이 우수하니 이런 기적을 일군 것이다.

그렇지만 밤 11시가 될 때까지 화면에 포로가 되어서 아무런 것도 할 수 없었다. 이런 것에 다시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