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적에는 빈부의 차이가 별로 없었다. 대부분이 못살았기때문이다. 잘 살았다고 하여도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러니 잘 사는 자와 못 사는 자의 갈등이 크지 않았다. 대체로 서로를 이해하고 별 문제가 없이 지낼 수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지내는데 중국의 작가 위화의 글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볼 수 있었다.

등소평의 개혁개방 전에는 중국이 대체로 못 살아서 큰 갈등과 사회적 문제가 없이 평온하게 지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 빈부의 차이가 커져갈수록 여러 사회적 문제가 날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아주 다양한 문제의 근원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자가 되려는 열망에서 비롯된다는 진단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대체로 가난의 문턱만 조금 넘은 상태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 사는 것이 나은 것은 아닐 것이지만 지금처럼 빈부의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계층간의 갈등이 날로 심해지는 것도 바람직한 것은 아닐 것이다.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하여 현재 한국의 경제가 위기 국면이다.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를 바랄 뿐이다. 중국이 이렇게 거세게 한국을 몰아 세울 줄을 생각하지 못하였다면 현재의 정국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우리의 탓이 크다.

이런 경험을 통하여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 지 깊은 고민을 하면 좋겠다. 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는 단계로 왔으니 과거에 대한 후회나 안타까움은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냉정하게 다음 단계의 나갈 방향에서 현실과 미래를 위한 방도를 찾아보면 좋을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고 영원한 친구나 영원한 적은 없을 것이다. 평온한 때는 문제를 보기 어렵다. 위기가 닥칠 때에야 우리의 본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 맥락으로 보면 중국이 대한민국에 대한 여러 불편함과 불만이 쌓일 만도 하다. 조선시대는 중국의 조공국에 불과하던 나라였다가 한강의 기적으로 잘 살게 된 것도 그리 오래지 않았다.

변방의 나라가 어느 날 갑자기 잘 산다고 여러 가지로 자기들을 우습게 여기는 모습으로 보고 내심 불편하였을 것이다.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지금을 그때로 여기는 듯하다.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는 법이다. 너무 힘들어 할 일이 아니다. 이 시점에 우리의 현실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우리의 내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으면 된다.

다음 정권을 담당하는 분들은 이점을 각별히 유념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