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애 전. 익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내용이 중요하지 껍데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모두들 한국의 경제와 사회가 다 위기라고 진단한다. 큰 역사적 흐름에서 보면 태평성대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어느 사회나 성장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 새로운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고 그 사회에 위기에 적절히 대응한 지의 여부에 따라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거나 아님 쇠락의 길을 걷는다. 그러니 위기는 새로운 기회의 시작일 것이다.

이런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나는 전혀 이런 분야의 문외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떠오르는 한가지 분명한 것은 기초가 튼튼히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모래 위에 지은 집은 오래 갈 수 없다. 우리 사회가 고속성장 동안에 소홀히 하고 지나간 부분이 이제 고개를 들고 전면에 나서니 위기의 국면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 소홀했던 부분을 전부 찾아내어 잘 점검하고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을 듯하다.

누구나 내용이 중요하지 껍데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내용을 제대로 알기가 쉽지 않다. 껍데기는 누구나 동일하게 인식하고 알기도 쉽다. 눈으로 보이는 것을 카운트하면 그만이다. 그 알맹이는 보이지 않으니 어떻게 알맹이를 흡수하고 소화하는지 좀처럼 알기 어렵다.

오죽하면 인간계의 최고봉인 소크라테스가 ‘난 아는 것이 없다.’고 외치고 다녔을까? 남들은 ‘자기가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 조차를 모르고 있을 때에 그 분만이 유일하게 그 사실을 알아서 성인으로 추앙 받고 있다.

비록 내용을 충실하게 하는 방법을 모르지만 적어도 껍데기에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을 줄이면 그만큼 목표지점에 접근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제껏 살아온 방식 중에서 고쳐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살피니 눈 앞이 깜깜해진다. 처음 시도할 일은 양보다 질을 우선하는 것이다. 방향만이라도 알고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