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기 세상사는 이야기 - 攻 城 戰 -

이번 대선의 핵심 이슈가 공성전이 되면 좋겠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가 가장 심각한 문제의 하나일 것이다. 재벌부터 시작하여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사람 까지를 포함하면 대강 국민의 20% 정도가 될 것이다.

그들만이 성 안에서 아주 편한 일상을 보내고 인간적인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가진다. 나머지 80%의 사람들은 성 바깥에서 이 추위에 떨고 지낸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견디는 것에는 반드시 한계가 있다. 이미 그 임계점 부근에 도착한 느낌이다.

현 정정권의 무능으로 인한 촛불이 주말마다 광장을 밝히고는 있지만 그 무능의 대명사가 퇴진한 이후를 고민할 시점이다. 성 바깥의 사람들은 더욱 가열차게 둘러싼 성벽을 허물어야 할 것이다. 성 안의 사람들도 고통받는 사람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일 때다.

공성전을 펼칠 때에 가장 중요한 무기가 무엇일까? 현대사회는 법치가 기반을 이루고 있으니 약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모든 악법을 철폐하거나 과감한 수술을 통하여 모든 사람이 인간적으로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를 누릴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또한 사회 구조가 너무 경직되지 않고 유연한 대처를 할 능력을 갖추는 방향으로 여러 시민 사회 단체가 변화되면 좋겠다. 어느 특정 계층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닌 다양한 계층의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키우면 좋겠다.

사회에 대하여 별로 알지 못하는 내가 이런 두서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느 친구가 소개한 20대 젊은 근로자의 외침이 귓가를 맴돌기 때문이다.

현 상태가 지속된다는 생각을 하면 자기는 도저히 살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모두가 더불어 살기 위하여 가진 자들이 양보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성 안의 사람들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 놓고 진심으로 이 사회의 나아갈 길을 고심할 때다.

친구와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세상 사람들 모두가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살고 또한 사는 모습이 다 달라서 어떤 정상적인 모습을 규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서 정상과 비정상을 따지기 보다는 같은 것은 하나도 없고 우리는 모두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 좋겠다. 그저 자기 자신이 추구하는 이미지를 따라가면 되는 것이다. 이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나의 이미지와 현실의 괴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좌절과 고통을 부른다.

그러나 고통의 짓누름이 없으면 성찰의 순간도 없을 터이니 오직 고통을 통해서만 인간은 성숙 되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