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과 하루 종일 놀아주고, 늦잠도 자보고, 책도 읽고, 친구도 만나고,…”

오는 6월 지방선거를 불출마를 선언한 김완주 도지사가 40여 년 공직생활을 마감하며 그리는 퇴임 뒤 일상이다. 김 지사는 퇴직 후 제일 먼저 해 보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물음에 “실컷 쉬고 싶다”고 답했다.

주변에서 “일하는 게 취미인 것 같다. ” “일에 미쳐 산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지만, 정작 그는 “나는 가난한 집 가장으로서 무엇이든지 해야만 했다”는 말로 소회를 대신 했다.

그 동안 도지사라는 직함이 ‘집안의 가장’이라는 극도의 책임감이었기에 ‘헛으로 살 수 없었다’는 우회적 표현이었다. 퇴임 후에는 전북에 거처를 마련, 계속 지역에 머물며 살기로 했다.

때문에 서울에 있는 아파트는 매물로 내놓았고, 집이 팔리는 대로 지역에 거처를 마련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지역에서 살겠다는 방향만 정했고, 주택이냐 아파트냐 등 구체적인 것은 집사람에게 모두 일임한 상태”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자녀들의 출가로 손주가 3명이나 되는 탓에 손이 많이 가는 주택보다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인 김정자 여사가 직접 발품을 팔고 있다는 후문이다.

과거 관선시절 전북도지사를 역임한 인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서울 등지로 훌쩍 떠난 것과 크게 대비되는 현상이다.

도지사를 그만둔 인사들 중 지역에 남은 인사는 김완주 지사가 유일하게 됐다. 퇴임 후에는 자원봉사활동에 전력할 것으로 보인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퇴임 후 자원봉사에 나서고 싶다는 뜻을 주변에 내비쳤던 만큼 휴식기가 지나면 지인들과 민간 봉사단체 등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평소 “주택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단독주택도 공동주택과 같이 점검·보수 받을 권리가 있다”며 ‘저소득층 노후주택 개선 사업’을 전국 최초로 추진하기도 했던 김 지사의 성품으로 비춰볼 때, ‘집 짓기’ 또는 ‘주택 개보수’ 활동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김지사 측근의 발언이다.

지난 1월 초 각종 여론조사에서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당선 0순위’로 꼽히던 김 지사는 지난 1월 3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랐다.

그리고 “정상에서 물러설 줄 아는 용기 있는 결단”이라는 칭찬과 함께, 전북의 명실상부한 ‘큰 어른’으로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전북중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