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정희 의원(익산 을)의 대표적인 공약인 익산시 오산 남전교회 성역화 사업이 흐지부지 되면서, 종교를 선거에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익산 지역 최초의 기독교 교회이며 3.1 독립운동의 시발점이 된 오산 남전교회를 ‘기독교 민족혼 발원 유적지’로 성역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전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산 남전교회는 지역 기독교의 근원지며, 일제에 항거해 민족혼을 일깨운 성지”라며 “성역화를 통해 민족의 정체성을 일깨우는 생생한 교육 현장으로 활용할 것”라고 피력했다.

하지만 전 의원이 총선에서 승리한 지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오산 남전교회 성역화 사업은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전 의원은 국가 예산을 확보해 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푼의 예산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특정 교회에 대한 성역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예산 지원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전 의원의 이 공약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은 원불교 교도인 전 의원이 기독교계의 거부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현실 가능성 없는 공약을 급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기독교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조배숙 전 의원의 공세에 전 의원이 밀렸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남전교회 성역화 카드를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익산 기독교계 역시 애초부터 오산 남전교회 성역화 사업을 추진할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며, 내부적으로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공약은 내걸었지만, 일 추진은 보좌 진이 하는 것”이라며 “현재로선 오산 남전교회 성역화 사업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정희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 원불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익산중앙뉴스=강영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