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위 관료 출신 정치인 일꾼론이 특정 정파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스펙만을 내세운 이미지 정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26일 익산 정치권에 따르면 관료 출신이 일 잘하고 지역을 발전 시킬 것이라는 추종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시장 재보선 가능성과 맞물리면서 정치브로커 세력을 중심으로 한 이 같은 주장이 시민들에게 관료 출신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고위직에 올랐던 관료 출신은 무조건 능력있다는 주장은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라는 것이 지역 정가의 공통적 견해이다.

실제 전북도 행정부지사 출신으로 익산시장을 역임한 채규정 전 시장은 시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재선에 실패했다.

채 전 시장은 재임 기간 중 별 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쓰레기 소각장 추진 등으로 민심 이반을 겪어야만 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채 전 시장은 약체로 평가됐던 이한수 후보에게 민주당 경선에서 밀리면서, 쓸쓸하게 지역을 떠나고 말았다.

여기에 익산 지역 각종 선거에 나선 고위 관료 출신 후보들이 잇따라 패배하면서, 일종의 징크스로 고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시장 선거에서 전북도 행정부지사 출신의 정헌율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새정치민주연합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 전 부지사는 화려한 스펙과 풍부한 공직 경험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한수 전 시장에게 무릅을 꿇고 말았다.

이와 함께 총선에 출마했던 김진관 전 지검장과 박기덕 전 세종연구소장, 시장 선거를 노크한 안세경 전 전주시 부시장 등도 공천장을 받지 못했다.

이렇듯 공직 생활 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관료 출신 인사들이 선거에서 맥을 못추는 가장 큰 원인은 지역 정서와의 괴리를 꼽을 수 있다.

이들 인사는 사법·행정고시 등을 통해 출세가도를 달려 왔지만, 지역에서는 거의 활동이 없던 ‘무늬만 익산 사람’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관료 생활에서 비롯된 오랜 습성을 벗어던지지 못한 채 지역사회와 소통하지 못하는 것도, 선거 패배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모 지역인사는 “선거에 나선 후보는 낮은 자세로 임하는 것이 기본인데, 관료 출신들은 이게 잘 안된다”며 “자신이 우월하다는 자만감 속에 참모와 시민 의견을 경청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지역정가는 관료 출신은 주어진 업무에서는 최대한 능력을 발휘하지만 창의적 발상이나 업무 추진력은 정치인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스펙보다 중요한 건 능력, 그리고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겉 포장은 화려한데 내용물이 부실하면 이거야말로 낭패”라며 “선거때만 나타났다 사라지는 떴다방식 정치는 근절되어야 할 악습”이라고 말했다.
/익산중앙뉴스=문성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