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회가 패거리 정치로 집행부의 시정 운영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공천권을 행사한 지역구 국회의원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익산시의회는 지난 달 29일 열린 제185회 2차 본회의에서 북부권 활성화와 시립교향악단 창단, 생활용수 광역상수도 전환 사업 등 박경철 시장의 3대 공약사업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조치 했다.

실제 이 자리에서 임형택 의원은 산업건설위와 예결위에서 통과시킨 광역상수도 용역비 5천만 원에 대한 수정예산안을 제출했다.

또한 당초 예결위가 기획행정위에서 삭감한 시립교향악단 지원 예산을 부활시켰지만, 송호진 의원의 주도로 통과가 무산됐다.

또한 북북권 지역 활성화를 위한 함열출장소 보수·보강 사업 관련 예산 1억여 원도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렇듯 시민 생활과 직결된데다 상임위와 예결위 심의를 거쳐 상정된 예산들이 몇몇 의원들의 주도로 부결되자, 패거리 정치라는 비판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황호열 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한 지역신문과 인터뷰를 통해“의장이 골목정치를 하고 있다”며 “전직 의장인 박종대·김대오 의원도 여기에 편승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송호진 위원장은 같은 기획행정위 소속인 임형택 의원을 시켜 반대에 나서도록 했다”며 “이는 의회를 모독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황 위원장은 “전액 삭감시킨 이유를 의원들에게 물어보니, 박경철 시장이 싫어서 그랬다고 하더라”고 밝힌 뒤 “박 시장 한 명 때문에 시민들의 복지를 내팽개쳤다”며 의장단 동반사퇴를 촉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용균 시의회 예결위원장도 “시의회에 패거리 정치가 만연해 있다”며 “이로 인해 무력감을 느끼며, 그저 시민들에게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이렇듯 지역 정치권이 아수라장으로 변질되고 있는데는 이춘석·전정희 국회의원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 동안 두 의원은 시 집행부와 시의회의 갈등 국면에서 별 다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채 방관자에 머물러 왔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공통적 시각이다.

더욱이 공천 과정에서 검증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다보니 전과자, 무직자, 룸살롱 운영 경력자 등 도덕적 결함이나 함량 미달의 일부 인사들이 지방의회에 입성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여기에 자당 소속 일부 시의원들이 음주 교통사고로 인한 면허취소, 공사개입 의혹 등에 휘말렸지만,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정가는 패거리 정치 폐해는 새정치연합의 호남 일당독주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차기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올바른 심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다보니 일부 정치인들이 시민은 안중에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공직자는 무릇 민심을 천심으로 생각하며 처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중앙뉴스=문성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