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의회가 광역상수도 사업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예산삭감으로 비난을 자초하고 있는 가운데 집행부와 재논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익산시의회는 지난 달 29일 열린 제185회 2차 본회의에서 북부권 활성화 및 시 청사 보수·보강, 시립교향악단 창단, 생활용수 광역상수도 전환 사업 등 박경철 시장의 3대 공약사업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실제 산업건설위와 예결위에서 통과시킨 광역상수도 용역비 5천만 원을 몇몇 의원의 주도로 본회의에서 부결시키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또한 예결위가 시 공무원과 시민들의 안전을 고려해 부활시킨 시 청사 및 읍·면·동 주민센터 보수·보강 예산 1억 5천만 원 역시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렇듯 시민의 안전 및 생명, 건강권과 직결된 예산을 삭감한 것을 두고 패거리 정치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임형택 의원 등은 본회의에서 “광역상수도의 시급성과 타당성이 없으며, 정읍시와 논산시 처럼 비싼 물 값이 우려 된다”고 삭감을 주장했다.

하지만 집행부는 반대 의원들의 주장은 지나치게 작위적이면서 주관적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시는 “광역상수도 사업은  각종 오염물질이 여러 지천을 통해 다량 유입되는 농업용 대간선수로를 통해 식수를 공급받는 시민들에게 한국수자원공사가 보증하는 안전한 상수원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자원공사에서 제4산단 하림으로 이어지는 관로 공사비 40억 원과 국가식품클러스터 관로 공사비 13억 원을 지원해 주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특히 “광역상수도 전환 시 상수도요금을 290원 대로 낮춰 35년 간 공급키로 했다”며 “이렇게 되면 시민들은 맑은 물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담당 국·과장, 비서실장, 부시장까지 나서 시의회에 타당성을 충분히 설명했다”며 “의회와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는데 이런 사태를 맞게 돼,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읍·면·동 주민센터 보수·보강 예산 삭감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현재 시 청사는 완공한 지 40년이 넘어서면서 낡고 노후해, 안전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실제 시 청사 곳곳에서 균열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게 일고 있다.

이와 함께 몇몇 읍·면·동주민센터는 조금만 비가 내려도 누수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회계과 앞 통로만 하더라도 초음파 조사를 해보니 슬라브 처짐 현상이 매우 심각하게 나타났다”며 “안전 관련 예산 만큼은 살려주는 게 맞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이에 시민들은 시의회가 패거리 정치와 소통부재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유연한 사고로 집행부와 해당 예산에 대한 대화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한 그 동안 방관자적 자세를 취해왔던 이춘석·전정희 의원도 새정치연합 갑·을 지역위 소속 시의원들이 시정에 협조할 수 있도록 적극 설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사회 한 인사는 “시민의 건강과 안전문제가 걸려있는 사업 예산은 제2회 추경을 실시해서라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며 “시의회가 이 문제를 그대로 넘기려 한다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산중앙뉴스=문성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