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이 공직후보 선출방식으로 숙의(熟議)선거인단 경선을 도입하면서, 익산 지역 총선과 시장 재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국민의당은 선거인단을 무작위로 추출해 후보자 간 토론회와 선거인단 분임토의를 거쳐 투표를 통해 후보를 결정하는 숙의선거인단 제도 도입을 확정했다.

유성엽 의원이 강하게 주장했던 숙의선거인단 경선 방식은 중앙선관위가 주민등록번호 또는 휴대전화 안심번호로 성별·연령별·지역별 비례 무작위 추출한 선거인단(200∼400명)을 대상으로 후보자 간 토론 실시 후 선거인단이 숙의 과정을 거쳐 후보자를 평가, 비밀투표로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는 숙의선거인단 경선이 인지도 면 등에서 취약한 정치신인들에게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자격심사위원회를 통과한 후보자는 모두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데다 현장에서 후보자들의 자질를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역 기득권 타파 및 유능한 정치신인을 발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당 지도부에 의해 공천이 좌지우지되는 관행 근절과 함께 정치신인의 진입장벽을 허물어 ‘뉴 DJ’들의 약진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신인들은 대체적으로 숙의선거인단 경선 방식에 대해 환영 입장인 반면, 기성 정치인들은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모 캠프 관계자는 “이 경선방식이 제대로만 시행된다면 참신함과 전문성을 내세운 신인이 기성 정치인들의 아성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하지만 조직과 자금력을 갖춘 기성 정치인에게 결코 불리한 제도는 아니다. 안심번호를 통해 선거인단을 추출한다하더라도 얼마든지 조직을 가동해 상당수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찾아낸 선거인단을 인맥과 자금을 동원해 매수한다면 표심이 왜곡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역 정가는 여론조사나 당원경선은 인지도와 조직력이 강한 후보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숙의선거인단 경선은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방식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조직을 동원해 선거인단을 찾아내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경선 일 직전 선거인단을 구성하고, 철저한 자격심사를 통해 문제가 있는 구태 정치인 등은 걸려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인단의 참여율을 높이는 방안도 중요하다. 자칫 조직동원에 의해 현장에 나온 40∼50명의 선거인단만으로 경선을 치를 수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조직동원한 후보가 100% 승리하게 된다. 세심하게 보완책을 마련해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중앙뉴스=문성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