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정치시계를 10년 전으로 되돌린 듯 하다”

익산 지역 정치권의 한 원로는 “선거는 현역과 참신한 신인들의 치열한 경연장이 되어야 한다”며 “그런데 익산은 균형이 무너졌다. 노회한 기성정치인들이 공천을 독식해 버렸다”고 탄식했다.

익산 지역 총선 대진표가 확정된 가운데 기성 정치인들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공천장을 모두 거머 쥐면서, 흘러간 옛노래만 들린다는 자조섞인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민주당은 익산갑 총선후보로 이춘석 의원, 익산을 선거구는 한병도 전 의원을 각각 공천했다.

국민의당은 익산갑 이한수 전 시장, 익산을에 조배숙 전 의원을 내세워 더민주당 아성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렇듯 각 당 경선에서 오랜동안 선거에 나서왔던 낯익은 인물들이 공천을 싹쓸이한 반면, 신인들은 전멸했다.

실제 처음 총선에 도전한 익산갑 고상진 전 국회보좌관, 익산을 박기덕 전 세종연구소장은 현실정치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이는 제17대 총선에서 한병도, 제18대 이춘석, 제19대 전정희 등 정치신인들이 혜성처럼 나타나 정치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것과 비교했을 때 대조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은 각 당의 인재수혈 의지 부족과 공천시스템이 신인참사를 불러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더민주당은 익산을 전정희 의원을 컷오프한 이후 김병관 웹젠 의장, 김용균 변호사 등을 물망에 올려 놨지만, 결국 익산갑에서 낙천한 한병도 전 의원을 돌려막기 공천했다.

국민의당 역시 기성정치인들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경선방식을 실시하면서, 뉴 DJ 발굴이라는 호기로운 공언이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지역 정가는 정치가 희화화되고 기성정치인 독식구조가 공고해지면서 시민들의 정치불신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는 투표율 저하로 이어지면서 국회의원의 대표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 때마다 나와서 이름알린 사람들이 유리한 구도라면 유능한 정치신인들의 제도권 진입이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며 “텃밭에서 어떤식으로 공천하든 당선이라는 오만함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중앙뉴스=문성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