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지역 정치권의 대표적인 앙숙 관계인 이한수 전 시장과 정헌율 전 전북도 행정부지사가 지방선거 이후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전 시장과 정 전 부지사는 지난 익산시장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공천장을 놓고 혈투를 벌였던 정적 관계.

양 진영은 경선 기간 내내 각종 현안을 두고 날선 공방을 주고 받은데다 고소·고발까지 이어지면서, 지금까지도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인 상태이다.

이렇듯 숙적 관계로 갈라선 두 정치인은 정치적 재기라는 공통된 목표 속에서도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정 전 부지사는 정치적 동면기에서 빠르게 벗어나 그야말로 거침없는 정치행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정 전 부지사는 SNS 및 단체 문자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꾸준히 알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 규합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KTX익산역사 범시민대책위원회(가칭)’ 구성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재보선을 의식해 이슈 선점 및 조직 구축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역 정치권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 전 부지사 주변에는 조직과 전략의 귀재로 불리는 정치권 원로 등 선거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반해 이 전 시장은 현실 정치에서 잠시 벗어나 개인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지역 농업인들과 함께 영농조합법인을 설립 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전 시장은 최근 사업과 관련해 중국, 베트남 등 장기 해외 출장 길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전 시장은 향후 정치적 진로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 내부 역량을 다지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역 정가는 정 전 부지사는 한 템포 빠른 정치적 스텐스를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정치판에서 잔뼈가 굵은 이 전 시장은 여론을 의식한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이 낙선한 가장 큰 원인은 경선에서 심한 내상을 입었기 때문”이라며 “결국 어느 시점에서 두 정치인이 다시 한번 혈투를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정치권 인사는 “선거에서 패배했다면 일정 기간 자신을 성찰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정도”라며 “선거를 의식한 행보는 자칫 지역갈등을 초래할 수 도 있다”고 지적했다.
/익산중앙뉴스=문성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