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철 익산시장의 핵심 공약 사업이 익산시의회와 시민사회의 반대에 부딪혀 줄줄이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지방 선거에서 박 시장은 무소속으로 나서 새정치민주연합 이한수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시청 입성에 성공했다.

당시 박 시장은 익산시의 천문학적 부채 청산과 함께 광역상수도 전환, 본청 일부 부서 함열 이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박 시장은 당선 직후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재정비상체제 선언과 함께 신흥정수장 폐쇄 및 광역상수도 전환, 본청 10개과 함열 이전을 본격 추진하고 나섰다.

하지만 익산시의회는 박 시장이 내건 이들 공약에 대해 명분 부족과 예산상의 이유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왔다.

이와 관련 박 시장과 대립각을 세워온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27일 집행부가 편성한 본청 10개과 함열 이전을 위한 리모델링 비 등 6억 8천만 원을 표결 끝에 부결 처리했다.

이로써 박 시장이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 본청 일부 부서 이전은 더 이상 진전이 어렵게 됐다.

또한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상수도정비 기본계획 변경수립 용역비 4억 원을 전액 삭감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황호열 산업건설위원장은 “익산시가 광역상수도 전환을 밀어붙이기 보다는 현재 사용 중인 자체 정수와 보다 체계적이고 정밀한 비교 분석을 통해 시민을 위한 시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역상수도로 전환할 경우 시민들의 물이용 부담금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며 “관련 예산을 승인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신흥정수장 폐쇄 후 호수공원 조성, 광역상수도 전환은 사실상 전면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와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박 시장의 소통부족이 참담한 결과를 낳고 있다며, 일방통행 식 시정 운영 스타일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권, 시민사회와의 공감대 형성 없이는 이런 사태가 되풀이 될 것”이라며 “시민혁명으로 당선된 박 시장이 시민과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무시하는 역설적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모 시의원은 “역대 시장 중 이렇게까지 소통이 안된 경우는 없었다”며 “지금이라도 지역사회 각계각층과의 폭 넓은 대화에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익산중앙뉴스=문성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