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한적한 길을 혼자 걷고 있노라면 행여 강도를 만나지 않을까 두려웠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또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상상해 보자.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세상은 갈수록 험악해지고, 묻지마 폭행 등 사회적 범죄가 성행하는 이때 누군가 나를 언제나 지켜보면서 위급한 상황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익산시에는 1년 365일 923개의 눈으로 골목 곳곳을 감시하면서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 있다. 바로 ‘익산시 CCTV 통합관제센터다. 24시간 시민들의 든든한 지킴이가 되어 주는 익산시 CCTV 관제센터의 하루를 찾아가 봤다.

몇 해 전 개봉한 영화 ‘슬로우 비디오’에는 주인공이 CCTV 관제센터요원으로 등장한다. 남들보다 뛰어난 동체시력으로 수많은 사건 사고를 해결하면서 통쾌한 즐거움과 잔잔한 감동을 선사해준다. 사생활 침해 논란으로 CCTV 카메라에 대한 거부감과 부정적 인식이 일기도 했지만 사건해결 및 예방에 공헌하면서 시민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익산CCTV 관제센터는 2011년 8월 모현동 교통정보센터 내 1층에 문을 열었다. 우범지역에 설치된 923대의 CCTV(방범용 311대, 아동보호용 168대, 어린이보호용 382대, 차량번호판독용 63대)를 통해 9명의 요원이 3명씩 2교대로 24시간 물 샐 틈 없는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긴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익산결찰서 소속 3명의 경찰관이 관제센터에 상시 근무한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관제센터 경찰이 무전을 통해 사건 현장과 가장 가까운 경찰관에게 출동을 요청하게 된다. 현재까지 수사와 관련하여 4,317건의 CCTV 영상물을 경찰관서에 제공하였고 690건의 사건사고 해결에 도움을 주는 등 시민의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으로 외부인이 출입이 차단된 CCTV 통합관제를 방문해 감시요원 임OO씨(58세)를 만나 익산시 CCTV 관제센터의 자세한 속사정(?)을 들어봤다.

“이곳 감시요원들은 곳곳에 설치된 923개의 CCTV 카메라로 세상을 보고 있습니다. 9명의 감시요원과 3명의 경찰관이 교대 근무를 하기 때문에 한시도 눈을 떼는 시간이 없어요. 사고나 범죄현장을 목격하면 관제센터에 파견 나온 경찰관에게 알려 곧바로 가까운 곳의 경찰이 현장으로 출동하게 됩니다. 발견 후 출동까지 2분에서 10분이면 가능합니다.”

“교통사고나 절도사건이 가장 많습니다. 교통사고는 사고현장이 영상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해결에 가장 결정적인 증거로 활용됩니다. 일단 거동이 수상한 사람이 발견되면 주변 CCTV까지 추적해서 지켜봅니다. 모니터링을 오래 하다 보니 거동이 수상한 자를 보면 촉이 오곤 하죠.”

“범죄 징후를 미리 캐치해서 사건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경우가 가장 보람되고 우리의 영상자료가 증거가 돼서 사건을 해결하게 될 때도 뿌듯합니다. 모든 CCTV 영상자료는 1개월 이상 저장을 해놓기 때문에 사건해결에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제 두 눈을 믿고 시민들이 밤길을 안심하고 걷고 또 편안하게 밤잠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항상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주차된 차량에 접근하여 절도를 시도하려던 일당을 포착, 경찰과 공조하여 현장에서 범인을 검거한 일도 있었다. 술에 취해 도로에 쓰러져 있는 만취자를 112 종합상황실에 신고하여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예방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가 잇따르면서 범죄 예방 및 검거율 제고에 기여한 모니터링 요원에게 익산경찰서장이 감사장을 수여하고 직접 격려하기도 하였다.

익산시는 올해 하반기에도 방범용 CCTV 42대를 추가 설치 중이며 화질이 떨어지고 오래된 CCTV 28대를 신형으로 교체했다. 이로써 더욱 선명한 고화질 영상 확보가 가능하게 되어 조기 범인검거 등 시민의 재산과 생명보호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안전도시 익산을 만들기 위해 안전 파수꾼이 되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단순히 CCTV의 수를 늘리고 관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 운영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개선해 나가도록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누가 알아봐주지 않아도 도시 어딘가에서 항상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수호자들. CCTV 통합관제센터가 있기에 우리들이 맘 놓고 거리를 거닐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앞으로도 CCTV 관제센터의 멋진 활약 속에 범죄 없는 익산시가 되길 바란다.

이시형 기자 hyung10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