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은 옛말이라지만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온기 감도는 공동체로 바꾸려는 노력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실마리는 한글교육과 동화구연 등 재능나눔부터 마을 대청소, 공부방 운영 등 가까이 있다. 주민 대표, 기업, 자치단체 등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 불씨를 댕기고 있다.
 
익산시 부송주공아파트 1단지에 위치한 부송종합사회복지관은 주민들에게 사랑방으로 통한다.
 
영구임대 아파트 단지 안에 자리한 이곳은 다양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비롯해 경로당과 운동실, 물리치료실 등 노인편의시설,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등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복지관 3층 부송작은도서관에서는 매일 다양한 재능나눔이 펼쳐진다. 한글교실이 열리고, 틈틈이 어린이를 위한 동화구연도 실시된다.


재능기부는 부송종합사회복지관이 주도한다. 복지관은 주민이 자원봉사를 신청하면, 상담과 교육을 통해 적절한 분야를 찾아 배치한다.

기부자들 면면은 다양하다. 전직 교사와 고등학생, 주부를 비롯해 도서관에서 직접 한글을 깨친 결혼이주여성도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제법 수준 높은 반을 가르치는 한용조 씨는 교사 출신. 한 씨에게 수학을 배우는 할머니들은 “집에만 있으면 머리 쓸 일도 없는데, 이곳에 나와서 한글 배우고 수학 배우니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씨는 “구구단도 못 외우던 할머니들이 백의 자리 곱셈까지 하는 걸 보면 절로 뿌듯해진다”며 “배우는 재미 못지않게 가르치는 재미도 크다”고 웃어보였다.
 
모현동 배산휴먼시아 관리사무소 2층에는 특별한 공부방이 있다. 사단법인 행복나루터가 운영하는 무료 돌봄시설 ‘꿈나무 공부방’으로, 이곳은 현재 4, 5단지 아동 20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공부방은 무료급식 및 간식 제공을 비롯해 수학과 한자, 방송댄스, 풍물, 종이접기 등 다양한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행복나루터는 마을형 사회적기업 지원사업이 지난해로 마무리 됐지만, 도시락 반찬가게 ‘밥심’ 운영을 통한 수익금으로 마을 공부방과 도서관을 꾸려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등동 신일아파트가 공동주택 우수단지로 선정됐다. 700여 세대가 거주하는 신일아파트는 장미화단을 가꾸고 아파트 담장을 일부 없애 공원과 연결했다.
 
전력 절감을 위해 지구촌 전등끄기 캠페인을 벌이고, 한전 지원을 받아 통로전구를 LED교체하기도 했다.

여기에 주차장에 음악이 흐르게 해 감성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태극기 게양 캠페인, 불우이웃돕기 활동 등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익산시 관계자는 “공동주택 우수단지 지정은 아름다운 공동체를 형성해 가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며 “삭막해져가는 도시 공동체에 따뜻한 바람으로 깃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익산중앙뉴스=강영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