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이 낳은 시조시인이며 국문학자인 가람 이병기 선생은 스스로 ‘술 복’과 ‘글 복’ ‘제자 복’을 타고난 ‘삼복지인(三福之人)’이라 자처했다.

아직도 익산시 여산면 천호산 자락에는 가람 선생이 남은 여생을 보냈다는 생가가 주인이 남긴 그윽한 선비향을 머금고 호젓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가람 선생이 남긴 건 비단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시조가락 뿐만 아니다. 가람 선생이 쇠퇴일로에 놓인 우리 시조시를 부흥·발전시켰다면, 그의 외손인 이연호(70) 명인은 지역 전통주인 호산춘(壺山春)을 전수·보존하고 있다.

가람 선생의 동생인 독립유공자 이병석이 그의 외조부이며, 이연호 명인은 호산춘 빚는 방법을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아 40년째 이어오고 있다.

현재 이연호 명인은 이를 계승하기 위해 전통주 호산춘 보존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호원전통발효연구소를 통해 후진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한국궁중술 복원을 위한 ‘궁중술빚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연호 명인은 이제 우리술 호산춘을 보존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전통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학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전통발효식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이처럼 건강을 위한 좋은 비법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이연호 명인은 전국으로 주 6∼7회의 강의를 다니며, 전통 발효식초 만드는 법을 설파하고 있다. 

이연호 명인은 “루이 파스퇴르는 자신이 발견한 것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그의 정신을 본받아 앞으로도 모든 사람이 함께 건강할 수 있도록 힘 쓰겠다”고 말했다.
/익산중앙뉴스=박성희기자